불기 2570년 강화연등축제 봉행… 2000여 사부대중 운집

인천·강화 40여 사찰 풍물시장서 연합… 고려 시대 초파일 연등제 역사 계승

30도 초여름 무더위 속 청련사 꽃잎차·대장경 인경 등 다채로운 문화 부스 성황

불국사 석가탑 모형 봉축등 점등… 밤하늘 수놓은 행진등 행렬로 평화 발원

 

25일 사월초파일을 앞두고 16일 강화풍물시장 일대에서 인천·강화연합전법단이 주최한 '불기 2570년 연등축제'가 봉행됐다. [사진=전등사 제공]

고려 고종 시절 외침에 맞서 수도를 강화로 옮긴 ‘강도(江都) 시기’에 처음 시작된 사월초파일 연등제가 781년 만에 강화도 중심가에서 화려하게 재현됐다. 인천과 강화 지역 불교계는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고 세상의 화합을 기원하는 대규모 봉축 행사를 개최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천·강화연합전법단(단장 성안스님·여암스님)은 지난 16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풍물시장 특설무대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불기 2570(2026)년 강화연등축제’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화 전등사를 비롯해 인천·강화 지역 40여 개 사찰에서 모인 사부대중과 지역 주민 등 2000여 명이 운집해(주최측 추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올해는 인천지역 사찰 29곳이 대거 동참하면서 행사의 규모와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강화도는 역사적으로 사월초파일 연등제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알려졌다.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고려 고종 32년(1245년) 음력 4월 8일, 당시 집권자였던 최우가 강화성 안에서 연등 행사를 열고 대규모 잔치를 베풀자 도성 안의 구경꾼들이 담을 쌓은 것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며 밤새도록 즐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전까지 정월이나 2월 보름에 열리던 연등회가 오늘날처럼 사월초파일에 정착하게 된 시초가 바로 강화도다. 지역 불교계는 이 같은 역사적 의의를 살려 지난해부터 강화풍물시장 일대에서 연등축제를 재개했다.

 

고려산 청련사 등 행사에 참여한 사찰의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사진=이수한 기자]

 

고려산 청련사 꽃잎 냉차·동원정사 팔만대장경 인경 부스 관람객 발길

 

이날 행사는 다채로운 오감 만족형 문화 체험 부스로 채워진 식전 행사로 문을 열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 속에서 고려산 청련사가 마련한 시원한 꽃잎차 부스에는 갈증을 달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동원정사는 고려 팔만대장경의 정신을 기리는 ‘경판 인경(印經) 체험 부스’를 마련해 역사의 숨결을 전했고, 용해사가 준비한 ‘부처님 표정 셀카 체험’과 법명사의 ‘연등 만들기 체험’에도 가족 단위 참례객들이 몰렸다. 특히 강화군 가족센터의 ‘향주머니 만들기 부스’는 어린이 예비 불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치안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강화경찰서 불자회는 축제 현장에서 아동 및 치매 노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사전 지문 등록 부스’를 운영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를 주관한 전등사는 참례객 전원에게 행진등을 무상으로 나눠주며 축제의 동참을 이끌었다.

이어 진행된 봉축법회에서 조계종 원로의원 학농 장윤 대종사는 전등사 주지 여암스님이 대독한 봉축사를 통해 “비록 세상은 전쟁과 빈곤,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지혜를 증진하고 자비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마음의 평정과 세상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불성을 간직한 부처임을 자각해 서로를 존중하고 갈등을 내려놓는 평안한 세상을 영위하길 바란다”고 설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3부 점등식에서는 불국사 석가탑 모형을 본뜬 대형 탑등에 불이 밝혀졌다. 탑등 주변은 강화도의 다섯 사찰(청련사·백련사·적련사·흑련사·황련사)의 창건 설화를 상징하는 오색 연꽃등으로 장식되어 장관을 연출했다. 밤 8시, 탑등에 환한 불이 들어오자 스님들과 수백 명의 불자들은 전등사에서 나눠준 행진등을 손에 들고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탑돌이를 행진했다. 연등 행렬은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며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기원했다. 

 

강화풍물시장에서 봉행됐던 '연등축제'에는 인천 강화지역 사찰들이 대거 참석했다. 왼쪽부터 황련사 주지 대우스님, 보문사 주지 원경 스님, 청련사 주지 지묵 스님. [사진=이수한 기자]
작성 2026.05.19 22:22 수정 2026.05.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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